떠나요, 나와 함께. 너무 멀지 않지만 많은 것을 잊을 수 있는 곳으로.
by 신나샤
너무 쉽게

(새삼스레) 현대 사회가 정보화되다 보니 웹을 통해 정보며 문화 컨텐츠를 누리는 것이 꽤 쉬워졌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용자가 항상 그 수혜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포털뿐 아니라 각종 관청, 쇼핑몰, 학습 관련 사이트에서도 인심 좋게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 블로그에서조차 다양한 팁들이 제공되니 사람들은 항상 그게 자기 것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심지어는 자기가 원할 때 언제나 그걸 얻을 수 있어야 된다고도 생각하나 본데, 정보 공개 및 제공은 수혜자가 아니라 제공자 측에 있다는 걸 간과하는 멍청함(혹은 뻔뻔함)이 어디서 나오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전에 잘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가, 내가 쇼핑몰을 뒤져 찾아낸 구두 사진을 보고 '와 이쁘다 이거 어디서 파는지 알려주실래여'라고 물어 와서 깜짝 놀랐는데 내가 그걸 알려 줄 의무는 없는 것 아닌가; 하기사 내 돈 주고 산 음반에서 mp3를 추출해 보내 달라고 했던 누구를 생각하면 그 정도는 양반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누가 모 게시판에 올려 놓은 내 글을 공개해 달라면서, '나는 선의로 글을 보려고 하는 것이니 어느 정도는 요구할 권리가 있지 않냐'는 말을 하더라. 하지만 그 어느 정도가 어느 정도며, 니가 선의를 갖건 악의를 갖건 그걸 어떻게 믿냐 병신아; 정당한 대가를 거의 치르지 않고 뭐든 쉽게 손에 넣으려는 사람들이 널려 있으니까 저작권 문제도 불거지는 거고 성실한 노력파가 조롱을 당하는 거다. 혹자는 인터넷이 애들 다 버린다고 하는데, 그게 어디 인터넷 탓이냐 이용자가 개념이 없는 탓이지 또라이야; 가치 중립성이란 개념은 저리 밀어 놓은 채 엄한 과학 기술만 탓하는 것도 책임을 쉽게 쉽게 남한테 돌리는 세대의 고질적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러니 제발 매너좀…. 니네는 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말도 모르나요.

by 신나샤 | 2008/10/06 09:07 | Diary | 덧글(2)
영화, 모던 보이
※ 스포일러가 좀 많습니다.





개봉이 미뤄지고 미뤄지던 모던 보이를 드디어 보고 왔다. 박해일 씨는 한국 남자 배우 중에서 드물게도 내가 팬이 되어 주고 있고, 김혜수 언니는 워낙에 동경하던 만큼 나는 이 영화 크랭크인 됐을 때부터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전에 J님이 '개봉 자꾸 미뤄지던 영화는 재미없을 가능성이 많아서 좀 걱정되어요'라고 하셨는데, 나도 비슷한 생각이었지만 일단 요번에는 그 징크스가 실현되지 않았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다음은 간단 감상.

1. 난 분명 이 영화가, 풍각쟁이 모던보이 박해일 씨와 섹시 다이너마이트 마타하리 김혜수 언니가 펼치는 '트루 라이즈' 스타일 연애첩보물일 거라 생각했단 말이지…. 아니 실제로 겉보기에는 그런 내용이 맞다. '로라'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쇼걸이 알고 보니 독립 투사였고,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던 박해일은 조선 총독부에서 높은 자리를 꿰차고 있는 친구 신스케의 힘을 빌려 로라에게 접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꾸만 그녀의 거짓과 계략에 말려서 급기야는 테러범 취급까지 받게 되고…. 그렇지만! 이 내 눈을 속일 수는 없지 이 영화가 실은 BL물임을 내가 모를 줄 알고; 사실 이 영화는 조선 총독부 엘리트 검사 얀데레受 신스케와 모던보이 뺀질攻 이해명(박해일)의 이루어질 수 없었던 러브스토리렷다…. 그 증거로, 신스케는 해명이 로라와 얽혔단 이유로 고문실에 끌려왔을 때 그를 풀어 주고 진통제까지 건넨다! 그 다음에 해명이 로라를 도주시키고 대신 무대에 섰을 때에는 술까지 대접하며 그냥 보내 준다! 세 번째론 식장에서 해명이 태극기를 꺼내들고 설쳤을 때 참지 못해 외친다. "도대체 왜! 왜! 너는 내 사랑을 받아 주지 않는 거야" 하지만 이미 로라의 매력에 홀린 해명은 신스케에게 등을 돌린 지 오래….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신스케가 불쌍해 죽을 지경이었는데, 매끈하게 잘빠졌지 잘생겼지 지위 높지 권력 많지 일편단심 민들레 오로지 해명뿐인데 해명은 친구라는 게 그의 마음도 몰라 주고 이용할 생각만 한다! 그렇다고 해명 네 녀석이 딱히 조선 독립에 관심 있었던 것도 아니었잖아…. OTL [신나샤는 동인녀가 아닙니다.]

2. 그러나 해명이 로라에게 이용당하는 걸 알고도 자꾸만 그녀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나는 납득했다. 아니 뭐 김혜수 언니 이건 나도 좀 안아 달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떡대는 좀 크지만 그래서 신사용 수트도 잘 어울리고, 몸매도 예술이지만 입고 나오시는 옷이 족족 신나샤가 좋아하는 복고풍이라 영화 내내 눈이 즐거웠다. 게다가 노래 지도 받았다더니 목소리도 너무 섹시하고, 마침 BUGSY에 나왔던 'Why don't U do right'이 중간에 나와서 나는 반가웠고, 그녀가 극중에서 유명 일본 여가수 대역으로 부르는 엔카(?)의 일본어를 왠지 나는 다 알아들었고[신나샤는 오타쿠가 아닙니다 아놔….] 등등-하지만 그녀가 자폭 독립 투사 역을 맡았던 건 좀 유감이었다. 그 정도 재능에 몸매라면 총알받이가 아니라 역시 '색, 계'에 나왔던 탕웨이처럼 미인계를 썼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그러다 보면 양조위 님처럼 보기만 해도 임신하는 분과 만날 수 있지도 않았겠느냐고! 독립 투사 이 놈들은 눈이 없나; 안 그래도 미녀가 부족하던 시대에 어째서 그런 재원을 한낱 폭탄 테러에! 이왕 나라에 바칠 몸 좀 다른 식으로( -_) 바칠 수는 없었겠느냐고! ㅠ_ㅠ

3. 나도 실은 김혜수 언니 머리가 하고 싶은데 전에 클레오파트라 스타일로 뱅 쳐달라고 했다가 비웃음당한 트라우마. 거기 나오는 여자들처럼 참하면서도 타이트한 패션 하고 싶은데 어쩐지 이번 시즌은 루즈하고 아방가르드해서 키 작은 나 따위는 입을 옷이 없는 현실; 현대적으로 각색한 복고는 이토록 멋지구나…. 얼마 전 보그에서 트렌치코트 예찬론을 펴면서, <<'색, 계'의 탕웨이가 입었던 클래식한 개버딘 트렌치 코트에서는 정치적 격변의 급물살에 휩쓸린 아시안 모던 걸의 불안한 관능이 느껴진다>>라고 했던 게 생각나서 잠깐 웃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유니클로 매장에서 마침 블랙 트렌치코트를 찾아서 걸쳐 봤는데 S사이즈지만 팔이 약간 짧고 통이 크고 소매 폭이 헐렁헐렁했다. 더 올라왔더니 다른 명품 매장에 블랙 트렌치코트의 이데아 같은 녀석이 걸려 있었지만 가격을 묻기만 해도 가슴에 스크래치 생길 것 같아 관뒀다; 아 여튼 나도 빨리 다이어트 해서 정 44사이즈 블랙 수트 입게 해 주세요 ㅠ_ㅠ

4. 아무리 영화라곤 하지만 어째서 그 시대 모던보이들이 옷을 더 잘 입는 거냐! 우리 나라에 진정한 신사는 사라졌어…. 내게 수트 입은 간지가이를 보여 다오.

5. 이 영화, 12세 이상 관람가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야한가; BL물(!)인 것도 그렇지만, 박해일 씨와 김혜수 언니가 키스를 얼마나 찐하게 하던지 박해일 씨가 부러워 미칠 것 같았다. 어두운 방 안에서 둘이 마주보고 있을 때 풍긴 성적 긴장감의 수위도 장난 아니었고 둘이서 세 번은 잠자고 김혜수 언니 뒷모습이 전라로 나오는데 그러고도 요즘 중딩들은 이런 영화 볼 수 있다니 세상 좋아졌다. 내가 타이타닉 개봉했을 때 아직 미성년자라 못 봤던 거 생각하면 OTL

-이상으로 진성 BL물 모던 보이의 리뷰를 마칩니다;
by 신나샤 | 2008/10/04 00:37 | Diary | 덧글(2)
이건 좀 아니지

이글루스 연애 밸리에 왜 이렇게 고인의 명복을 비는 얘기들이 올라오는가 싶었다.
그리고 떠오른 한 가지 무서운 가설-

…혹시 '연'와 '연'를 착각해서 그런 건가….

그렇다면 무서운 일이다.
국어의 미래는 밝지 않다.

by 신나샤 | 2008/10/02 17:27 |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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